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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과 전략경쟁을 강화하고 관세·무역 전쟁에 나서면 한국도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댜오다밍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미국의 압박 앞에 한국은 더 유연하고 실용적이며 자주적인 외교정책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치와 중·미 관계를 연구하는 댜오 교수는 런민대 미국연구센터 부소장으로서 환구시보, 중국주간, 중국중앙방송(CCTV) 등 10여개 매체에서 칼럼니스트와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뷰는 두 차례 이메일로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제 정세를 어떻게 전망하나.
“트럼프 집권 2기는 세계에 큰 불확실성을 다시 가져다줄 것이다. 중국 등 주요 교역 상대국에 관세를 추가 부과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세계 경제의 안정적 발전은 물론이고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국제적으로 부담해야 할 책임을 덜고 국제 협력도 줄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전 세계가 직면한 인류 공통의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트럼프는 대중국 강경파 인사를 주요 직책에 기용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내각 지명과 팀 구성 속도는 1968년 이후 가장 빠르고 첫 번째 임기 때의 4배다. 트럼프가 이번 인선을 미리 고민하고 계획했음을 보여준다. 외교·군사·안보 전략 등과 관련된 직책의 후보자들은 경력이 비교적 짧고 젊은데 대체로 대중국 강경파로 분류된다. 미국이 2017년 중국과 전략경쟁을 시작한 이후 성장한 젊은 공화당 정치인들의 인식은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하다. 트럼프가 선거운동 기간 여러 차례 공언한 대중국 고율관세 부과도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관세·무역 전쟁에 중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중국은 국제 경제·무역 체계와 질서를 수호하고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의 관세 부과와 같은 행위에 대해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다. 물론 미국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1년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제시한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과 상생’이라는 중·미 관계의 기본 원칙에 따라 협상에 나설 것이다. 이는 중·미 양국이 협력하면 서로 이익이 된다는 역사적 경험에 부합한다.”
-동맹국에 대한 트럼프의 정책이 바이든 때와 달라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트럼프가 재집권해도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을 완전히 뒤집지는 않을 것이다. 동맹국과 더 많은 이익을 놓고 경쟁하거나 더 많은 책임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은 높지만 미국의 동맹 체제에서 완전히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 체제를 활용해 미국의 글로벌 및 지역적 전략 목표를 달성하려 할 것이다.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위협을 과장하거나 조작해 동맹국을 위협하고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동맹국들이 미국을 따르게 만들고 적은 비용으로 패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다.”
-트럼프 집권 이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변화가 있을까.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이후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곳 국가들과 상호작용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아태 지역의 경제적 급성장을 통제함으로써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다. 이후 이곳엔 더 많은 불안과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은 아태 지역의 불안을 조장함으로써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려 한다. 이 지역에 도전과 불안을 가져오는 것은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이지, 지역 국가들과 발전의 혜택을 공유하려는 중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한국은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미국을 추종하면 독립적으로 발전하는 길을 선택할 수 없고 안보와 방위에서 주권을 상실하며 미국의 패권 전략과 신냉전 전선에 철저히 얽매이게 된다. 한국은 미국의 압박과 요구를 신중히 판단하고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 미·중 전략경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미국에서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대중국 전략경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최근 미국의 전략적 의제를 더 뚜렷하게 따르는 모습을 보였는데,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선택이 아니다. 중·한 양국은 1992년 수교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밀접한 교류와 협력을 이어왔고 지역 및 국제 문제에서도 긴밀히 협력했다.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서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은 상호 이익에 부합한다. 한국이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보여줄 중요한 기회다. 이를 활용해 더 유연하고 실용적이며 자주적인 외교정책을 선택함으로써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에선 상호존중과 공동번영 원칙에 기반한 정책을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
-트럼프가 1기 때처럼 북한과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나.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북한 지도자와 세 차례 회담했지만 북·미 관계를 본질적으로 변화시키거나 한반도 문제 해결에 근본적인 진전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트럼프의 보여주기식 접근으로는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거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대북 의제를 이어가려고 할 수 있지만, 접근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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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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